[CEO풍향계] 대규모 구조조정 신동빈…면세사업 확장 정지선
[앵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반대로 면세사업을 확장하는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소식을 윤선희, 배삼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유통업의 몰락 속에 인터넷 사업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신 회장은, 최근 일본의 한 매체와 현지 인터뷰에서 국내에서 슈퍼와 전문점, 백화점 중에서 200개 점포를 올해 안에 폐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신 회장은 20년 만에 롯데쇼핑 사내이사에서 사임하고, 유통업은 인터넷과 융합하고, 호텔과 화학은 인수합병을 통해 키우겠다는 전략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늦은 게 아닌지 염려도 많습니다.
유통업은 이미 인터넷을 빼놓고는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기업들이 진출해 급성장하고 있어, 신 회장의 때늦은 변신 전략이 효과를 낼지 미지수입니다.
더구나 코로나19 사태로 유통 매장을 찾는 발길도 뚝 끊겼습니다.
롯데는 일본 기업 아니냐는 소비자들 인식 때문에 일본제품 불매운동 때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신 회장, 굳이 첫 언론 인터뷰를 일본 신문과 하며 역대 최대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는데요.
인터넷 사업을 강화한다고 해도, 소비자들 마음을 잡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 보입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이 더 뜸해진 요즘,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면세점 사업 확장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최근 현대백화점은 인천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면세점 패션·잡화 구역 우선협상자에 선정됐습니다.
면세사업 진출 4년 만에 서울 강남과 강북 시내면세점에 공항까지 진출한 겁니다.
원래 공항 면세점은 패션보다 화장품과 향수, 담배 쪽이 인기가 많습니다.
대신 최소 보장금, 즉 임대료는 패션 쪽이 400억원대로 1,100억원이 넘는 화장품 구역의 3분의 1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우리 면세점은 지난 정부에서 사업권을 남발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했고, 중국 고객 의존도가 80% 넘는 문제가 있습니다.
더구나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 입국이 사실상 끊겼죠.
면세사업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요즘 코로나19 사태로 비상 상황입니다.
신라호텔 등 서울 5성급 호텔들의 이달 객실 예약률은 10~20% 수준.
사실상 텅 비었습니다.
호텔신라는 임직원들에게 자율 연차 소진을 권고하고, 이달 초부터 무급휴가를 사용하라고 공지했습니다.
호텔과 면세점 사업 확대에 나선 이 사장 입장에선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는데요.
앞서 이 사장은 신라모노그램과 한옥호텔 등 호텔 신사업을 추진하고 세계 3위 면세사업자가 되겠다고 주주들과 약속했죠.
그러나 전체 매출의 90%를 웃도는 면세점 사업은 코로나19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입니다.
확진자 방문에 임시 휴업을 하기도 했고 중국 보따리상 발길도 끊겼습니다.
각국 입국 제한에 싱가포르와 홍콩 등 해외 면세점 부진도 불가피합니다.
호텔신라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원, 100억원에 못 미칠 거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다음 달 6일로 잡혔던 신라모노그램 해외 1호점인 베트남 다낭점 오픈도 연기됐습니다.
이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지 10년 만에 코로나19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중소 바이오 기업 씨젠의 천종윤 대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씨젠은 생물학과 교수 출신인 천 대표가 2000년 설립한 진단시약 기업인데, 지난 달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코로나19 진단시약 긴급 사용 승인을 받았습니다.
천 대표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퍼지자, 1월 중순 이후 개발에 착수했다고 하는데, 민첩한 대응이 돋보입니다.
국내 수요 절반을 감당하고 있고, 확진자가 급증한 이탈리아는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는데요.
천 대표는 비록 작은 회사이지만, 지속 가능한 발전을 추구해 모범이 되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는데, 씨젠 주가, 불과 석달새 두 배 이상으로 뛰었습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공포에 휩싸여 비상 상황입니다.
전 세계가 하나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국가 간, 사람간 거리 두기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를 다 함께 극복하려면 각국이 어느 때보다 긴밀하게 정책 공조에 나서야 합니다.
CEO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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